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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_내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줘도 될까?

그림 이야기

by 리따씽 2020. 7. 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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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디를 가든 만나게 되는 풍경이 있다. 분명 가족이 나들이를 나온 것 같은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핸드폰만을 바라보고 있다. 어떤 가족 중에는 부모들은 대화를 나누거나 음식을 먹고 있고, 그들의 아이들은 핸드폰에 나오는 영상을 눈 한번 깜빡거림 없이 바라보고 있다. 가만히 있지 못하던 아이도 핸드폰만 쥐어주면 금새 조용히 앉아 스마트폰만 바라본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아이에게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이 쓰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는 아이들이 14세가 될 때까지 휴대전화를 사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그것도 지금과 같은 환경을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빌게이츠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휴대폰을 사주지 않았다는 것이 조금은 놀랍기도 하다. 


"아이에게 핸드폰을 보여줘도 될까요?", "안 좋다는 것을 알지만 안 보여 줄 수가 없어요."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하는 걱정이자 생각이다. 근데 모두가 안 좋다고 하는데, 왜 보여주고 있을까? 그리고 어떤 영향을 주길래 다들 안좋다고 하는걸까? '포노사피엔스' 라는 신생 인류가 나오고 있다는 시대에 왜 우리는 핸드폰을 경계해야만 하는걸까?



아이들의 주의 집중 시간은?


스마트폰의 문제는 스마트폰 자체에 있지 않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통제되지 않는 시간동안 영상을 시청함으로써 생겨난다. 여기에 두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첫째는 주의 집중 시간을 들 수 있다.


고등학교 학생들은 50분 수업에 10분이 쉬는시간이다. 중학생은 45분, 초등학생은 40분 수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쉬는시간을 갖는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이전의 아이들은 어떠할까?


주의 집중 시간이란 교육학에 의하면, 한 가지 사건이나 활동에 집중하는 시간을 말한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나이별로 집중이 가능한 시간이 있고, 이러한 기준에 따라 수업시간이 정해진다. 


만 2세 

만 3~4세 

만 5~6세 

초등학교 저학년 

초등학교 고학년 

중고등학생 

5분 

10분 

12분 

15~20분 

30분 

50분 


위 시간을 보면, 성인의 기준으로 봤을 때 아이들의 집중시간이 상당히 많이 짧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산만해 보이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대다수의 부모들이 걱정을 하게 된다. '왜 이렇게 가만히 있지를 못할까. 혹시 주의력 결핍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아이들은 정상이고, 집중하지 못해 보이는 그 모습이 당연한 모습인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산만함을 잠재우기 위해 핸드폰을 쥐어준다면 아이는 주의력이 결핍되고 불균형한 발달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들의 주의 집중 시간이 짧다는 것은, 그 이상의 시간을 집중하도록 하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과도한 시각 정보를 오랜 시간 받아들이게 되면 어른들도 많은 피로가 쌓여 좋지 않은데, 아이에게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람은 자신이 쓸 수 있는 시간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또한 한정적이다. 어떠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를 소화시키는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한정적 에너지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데만 쓰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면, 소위 '번아웃'이 되면,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무기력해질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의 주의 집중 시간을 정해두고 수업을 하는 이유도 이를 경계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의 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아이의 시각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것 같다.



영상이 주는 문제


우리는 영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드라마에서부터 영화, 게임, 다큐멘터리 등등 다양한 영상을 매일 매시간 감상한다. 어디서든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여가 시간에는 영상을 보면서 휴식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좋은 영향만 주는 것 같은 영상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 


두 번째 문제는 영상 정보가 전달하는 일방적 정보 전달에서 생겨난다.


신영복 <담론>

여기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의 영상이 있습니다. 이 영상은 세계의 전달에 있어서 압도적입니다. 이 영상을 문자로 표현하려고 한다면 아무리 많은 단어를 동원하더라도 불가능합니다. 영상서사 양식은 전달에 있어서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이 바다 영상은 '바다'라는 문자와 달리 아무런 사전적 공부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바다'라는 문자는 당연히 그 언어에 대한 공부가 없다면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상으로서의 바다는 참으로 쉽고도 간단합니다.


영상은 정보전달에 있어 그 무엇보다도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한다. 바다를 보이고 싶으면 바다를, 산을 보이고 싶으면 산을 영상에 담기만 하면 된다. 그것은 그 어떤 텍스트나 그림보다도 더 직접적이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한다. 그래서 문제가 생긴다. 너무도 정확하고 빠른 정보전달은, 우연이나 다른 상상을 할 수 없는 직접적인 정보는 다른 생각을 필요치 않게된다.


'바다'를 영상이 아닌 문자나 그림으로 감상하게 된다면 어떨까?  각 개인이 경험한 바다의 풍경이 다를 것이고, 그 시기의 감정이 달랐을 것이고, 그래서 떠올리는 바다의 이미지가 모두 다를 것이다. 그러나 영상으로 바라본 바다는 그뿐이다. 전달자의 시각에서 찍힌 영상으로 설명하는 바다는 감상자의 상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주체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개입의 여지가 없다.


핸드폰을 통한 과도한 영상 시청은 일방적 정보 전달을 강요받고, 이는 아이의 발달에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기 때문이다.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신체적 활동을 통해서, 모든 감각을 활용하는 공감각적 활동을 통해서 발달이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에 과도한 시각 정보만을 받아들이게 되면 당연히 발달에 불균형이 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발달 불균형은 언어발달을 늦추게 되고, 늦어진 언어발달은 사회화를 어렵게 하게 되고, 미숙한 감정 표현과 의사소통은 공격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미미한 문제로 시작되지만 연쇄적으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균형적 발달을 위해서


이러한 균형적 발달을 위해서 그림의 표현과 감상이 필요하다. 


그림은 자신의 표현을 통해서 주체가 되는 경험을 한다. 화면에 자신의 생각이나 느낀 감정, 자신의 시각을 담아 그리게 된다. 그리고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어가 발달하게 되고, 발달된 언어는 풍부한 감정 표현과 의사소통으로 사회성이 발달하게 된다. 폭력성은 자연히 제어되고 타인의 감정을 읽거나 공감하는 능력도 발달하게 된다. 


표현뿐 아니라 감상도 중요하다. 감상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시각을 존중하게 된다. 또한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서 새로운 이야기 만들기가 가능하고,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상상력과 창의력이 생겨나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힘으로 다시금 그림을 그리고 자신을 표현하며 의사소통하게 된다.




스마트폰, 영상매체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내용으로 썼지만, 사실 이는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스마트폰이 생겨나고 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많은 시간 영상을 접하며 성인에게도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지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최근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폭력 사건이나 우발적인 범죄들이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경계하고 조심해야 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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