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그려진 민화 중 많이 그려진 그림이 호랑이와 까치를 그린 호작도이다. 호랑이(虎), 까치(鵲), 도(圖) 라 불리는 그림은 순서를 바꿔 작호도라고도 한다. 호랑이는 나쁜 기운과 잡귀, 악령을 물리치는 액막이를 해준다고 믿었고, 까치는 기쁜 소식을 알려주는 새로 함께 많이 그려졌다.
우리 선조들이 그린 그림에 등장하는 대부분은 상징하는 바가 있거나, 사물의 이름을 동음이자의 문구로 바꾸어 읽어야 하는 등 이를 알아야 그림을 제대로 해석하고 읽을 수 있다. 호작도 속에도 숨은 의미가 있다.
호작도는 소나무와 호랑이, 까치가 함께 그림에 등장한다. 이때 소나무는 정월, 새해를 상징한다. 까치는 희작이라 하여 기쁜 소식을 전달하는 새로 좋은 소식, 기쁨 등을 의미한다. 이에 더해 표범의 '표'자는 중국의 고할 '보' 자와 음이 같아 표범은 고하다라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이를 종합하면 '신년보희'라 하여 '신년을 맞이하여 좋은 소식을 전한다.' 라는 뜻이 된다. 갑자기 호랑이가 아닌 표범이 나오는데, 원래 이 그림은 호작도가 아닌 표작도였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래서 초기 그림에는 호랑이 무늬가 아닌 표범의 무늬로 그려졌다. 초기 '고하다' 라는 의미의 표범은 시간이 흐르면서 액을 막아주기를 기원하는 벽사의 목적으로 호랑이로 바뀌게 되었다. 그렇다고 '고하다' 라는 의미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을 것이며, '고하다'라는 의미에 벽사를 기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해졌다고 보는게 맞을것이다.
조선 전기에는 '출산호'의 도상으로, 산에서 나온 호랑이라는 뜻으로 그려졌다.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위풍당당한 존재로 동물들 위에 군림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으며, 가지 위에 지저귀는 까치는 호랑이의 출림에 놀라면서, 이 소식을 알리는 희조로서 역할을 하였다. 이러한 그림은 소유자인 양반이나 문인의 권위를 드러내주었다.
조선 후기로 가면서 전기의 교화적 기능과는 달리 정초 악령을 물리치는 액막이용 그림으로 많이 그려지게 되었다. 표현에서도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그려졌던 그림이 후기가 되면 눈과 입 등 전체적인 모습이 과장되고 우스꽝스럽게 그려졌다. 그림풍이 전혀 달라졌다기 보다는 다양한 화풍의 그림들이 조선 후기로 가면서 등장하였다고 봐야한다.
이는 조선시대 사회 분위기와도 결을 같이하는데, 이 시기 양반들의 권위는 떨어지기 시작했고, 문예와 상공업이 부흥하며 민중들의 의식은 서서히 성장하고 있었다. 또한 실학사상이 대두되고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며 회화 그림이 상품으로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림의 수요가 증가하게 되고, 전문 화가 외에도 교육을 받지 않은 비 전문 화가도 많이 등장하며 기존에 그려지던 그림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풍의 그림들이 그려지게 된다.
호작도를 주제로 새롭게 그린 그림이다.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는 등의 모습을 하고 있는 호랑이가 무섭기보다 친근감을 준다. 위풍당당한 권위에 찬 모습이 아니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동물의 표정과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뒤로 큰 소나무가 서 있고, 그 위로 까치가 바라보고 있다.
나쁜 악귀를 막아 주기를.
좋은 소식을 전해주기를.
모두가 행복하기를.
호작도(노랑) - https://mumun.xyz/tiger-and-magpie-yellow/
호작도(흰색) - https://mumun.xyz/tiger-and-magp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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